할인점 롯데마트가 손해를 감수하며 '크레이지 마케팅'을 펼쳐 경쟁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접점지역 점포에서는 껌 한 통만 사도 신라면 한 묶음(5봉지·2천4백50원)을 덤으로 주고 있다. 7월부터는 '최저가격 10배 보상제'도 실시한다. 롯데마트의 '크레이지 마케팅'은 지난 4월 대표로 부임한 이철우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할인점 부문에서 롯데마트가 이마트 홈플러스 등에 갈수록 밀리자 신격호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대대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들어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의정부가 대표적이다. 일요일인 지난 29일 롯데마트 의정부점 1층. 사은품 코너에 고객 수십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영수증만 보여주면 신라면 5봉지 묶음(하루 5천개)을 준다는 전단을 보고 온 고객들이다. 주부 김모씨(40)는 "가족 4명이 와서 3만원어치를 샀는데 경품을 많이 받으려고 계산은 나눠서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의정부점은 구매금액이 5만원 이상인 고객에게 LG세제 세트(하루 2천5백개)를,10만원 이상인 고객에겐 발신자번호표시 전화기(하루 6백개)를 경품으로 선사했다. 하루 평균 방문객 수를 감안하면 고객 대부분이 사은품을 받아 간 셈이다. 의정부점은 구매금액의 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백화점식 사은행사'도 할인점으로는 처음으로 벌이고 있다. 별도 회원카드를 만든 고객에 한해 9월 말까지 구매금액이 10만원이 될 때마다 5천원짜리 상품권을 주는 파격적인 판촉행사다. 의정부점이 '크레이지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최근 인근에 홈플러스가 출점,고객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정부점뿐이 아니다. 롯데마트 도봉점 중계점 등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푸짐한 사은품을 주는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7월1일부터는 30개 전 점포에서 '최저가격 10배 보상제'를 도입한다. 롯데마트로부터 반경 5km 안에 있는 타사 할인점에서 같은 물건을 더 싸게 판매하고 있다고 신고하는 고객에게 차액의 10배를 현금으로 보상해 주겠다는 것이다. 롯데마트의 '크레이지 마케팅'에 대해 홈플러스 의정부점 조대환 점장은 "홈플러스가 들어서 고객을 빼앗기게 되자 롯데측이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결국 서비스가 좋고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할인점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의정부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철우 대표가 이 곳에 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객 이탈을 막으라'고 지시했다"며 "이번 행사는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펼치는 것으로 미끼상품 중에는 손해보며 파는 물건도 많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