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캐릭터로 전세계를 감동시킬거예요."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의 김정현씨(25)의 포부다. 그의 직업은 캐릭터 디자이너.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어김없이 김씨 손을 거친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게임 동시접속자 33만명의 신화를 남긴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바로 김씨의 대표작이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게임은 캐릭터 매출액만 연간 1백억원에 이른다. 한발 더 나아가 게임속의 캐릭터를 봉제인형 뿐아니라 아동용 내의,기저귀,문구세트,아이스크림 등의 캐릭터로도 활용하고 있다. 서울예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김씨가 넥슨에 합류한 것은 지난 98년.입사 당시에는 웹디자이너로 활동했다. 첫 작품은 채팅사이트 '아미챗'.그러나 금방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서비스를 접는 아픔을 겪었다. 김씨는 게임을 그다지 잘하지 못한다. 그래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스로 이같은 소망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크레이지 아케이드에는 배찌 다오 우니 등 인기 캐릭터들이 나온다. 김씨는 "밝은 색감과 익살스런 표정의 캐릭터들은 어린이는 물론 남녀노소에게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며 "국산 캐릭터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게임이 인기있다고 무작정 캐릭터 상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씨는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선과 컬러를 단순화하고 캐릭터의 개성을 한 눈에 잡아낼 수 있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다 캐릭터 시장 상황과 상품별 특성,마케팅 기법도 갖춰야 제대로 된 캐릭터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캐릭터 상품과 새로운 게임 캐릭터들을 개발할 목적으로 게임 캐릭터 전문 스튜디오 '밤'(Bomb)을 설립했다. 그는 캐릭터 디자인 공모전도 계획중이다. 실력있는 후배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해주기 위해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