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주택 시장에서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논이나 개울 주변의 평지에 위치한 대지가 비쌌지만 지금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대지가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산 중턱에 있는 대지는 집을 지을 경우 조망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가격역전 현상은 충북 진천군 백곡면 구수리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마을을 지나는 차령산맥 자락 곳곳에는 도시인 소유의 전원주택들이 숨어있다. 도시인들이 경치 좋은 이곳의 농가주택을 사들여 개조한 뒤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산 중턱 마을의 대지가격은 평당 20만원선이다. 바로 아래쪽 평지에 조성된 대지의 매매가(평당 17만원)보다 비싸다. 그러나 2년 전만 해도 아래쪽 대지값이 평당 25만원으로 위쪽(평당 15만원)보다 비쌌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수산리도 마찬가지다. 수산리는 휴양병원이 잇달아 생길 정도로 공기와 물이 좋은 곳이다. 이곳 산 중턱의 대지가격은 30만원선으로 아랫 마을(15만원)보다 두 배나 비싸다. 특히 높은 곳에 위치한 대지일수록 가격이 비싸다. 그러나 2년 전만 해도 아랫마을이 25만원,산 중턱이 18만원선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산세가 좋거나 물이 맑은 곳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돌공인의 진명기 대표는 "농사가 중요시되는 시절에는 논 가까운 평지가 최고의 집터로 대접받았지만 지금은 농촌에서도 조망권이 땅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전원생활을 위해 시골로 내려온 도시인들이 조망권 위주로 집을 산 것이 가격역전 현상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