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위안화의 평가절상 회피를 위해 처음으로 일반 기업들의 해외 채권투자를 허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는 현재 외화비축 및 국제수지 흑자를 위해 기업과 개인들의 해외 채권매입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일 중국정부가 1천2백여 우량 기업들에 대해 달러나 유로 등 외화로 미국과 유럽 홍콩 등지에서 해외 채권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기업들의 해외 채권투자도 이르면 2~3개월 후에 시행되며,홍콩통화청이 채권매매 결제기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정부가 최근 비등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무마할 목적으로 기업들의 해외채권 투자를 전격 허용키로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자체 보유한 외화로 해외 채권투자에 나서면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억제되고 국제수지는 감소해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기업들은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 중 무역결제대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중앙은행에서 위안화로 환전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외화를 해외채권에 직접 투자할 경우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둔화되고 국제수지 흑자는 줄게 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최근 들어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액과 국제수지흑자 등을 이유로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 말 현재 3천1백60억달러로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으며,국제수지 흑자는 지난해 7백50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작년 대미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인 1천50억달러를 기록,미국으로부터 평가절상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정부가 외부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수용하지 않는 대신,차선책으로 기업의 해외채권 투자를 선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