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기불황 탈출 조짐] 활기 찾은 日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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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는 지금 완연한 봄이다.
사상 최고치(3만8천9백15.87엔)를 기록했던 지난 89년 12월 말에 비하면 9천엔대 초반인 현 닛케이 평균주가는 바닥 수준이나 다름없지만 시장 분위기는 활기에 차 있다.
지난 6월2일 8천4백88.89엔에서 출발한 닛케이 평균주가는 이후 가파른 상승기조를 유지, 1일에는 9천2백엔을 돌파하며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거래량도 24일 연속 10억주 이상을 웃돌아 과거 최장기록을 가볍게 경신했다.
주가가 한때 7천6백엔까지 추락하며 잿빛에 휩싸였던 지난 4월 말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른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 상승의 배경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불안감 해소와 기업실적 호전, 그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바이 재팬'을 꼽고 있다.
일본 경제와 주가 향방에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줄어들었고 디플레 우려도 완화되면서 일본 증시도 상대적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의 구조조정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순익이 급증한 것도 주가를 밀어 올리는 또 다른 이유다.
외국인투자자들도 4월 중순부터 10주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할 정도로 일본 주식사냥에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4월 초부터 6월 말까지 3개월간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은 총 2조엔에 육박, 2001년 한햇동안의 순매수액 1조6천7백억엔을 이미 넘어섰다.
악재가 튀어나오지 않는 한 주가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신호는 시장 주변의 자금흐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10년만기 신규발행 국채의 수익률이 지난 6월11일 0.43%까지 추락했을 만큼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채권 값은 6월 하순부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6월30일 한때 0.875%까지 급상승했다.
채권투자에 대한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주식으로 돈이 몰릴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상승궤도 질주를 장담하기에는 너무 변수가 많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소극적인 데다 금융부문의 구조개혁이 증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