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비자금 1백50억원'을 돈세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완씨(50)의 도난채권 일부가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시세를 형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씨가 도난당한 채권의 실제 가치는 도난신고시 액면가로 기재한 90억7천여만원보다 많은 1백20억원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지법과 채권업계에 따르면 김씨가 도난당한 증권금융채권을 샀다가 공시최고 기간 신고를 못해 무효화된 채권을 소지한 허모씨는 작년 6월 이 채권을 액면가보다 60% 높은 가격에 구입했다. 허씨는 이 채권을 S사로부터 매입했는데 구입 당시 액면가는 19억9천만원이었지만 실제 매입가는 액면가보다 61% 높은 32억3백90만원에 달했으며 이중 28억1천7백50만원(액면가 기준 17억5천만원)어치가 도난당한 문제의 채권이었다. 허씨는 채권을 판매했던 채권사 직원 2명과 김영완씨, 채권발행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달 서울지법에 제기했다. 김씨가 도난당한 증권금융채권이 액면가 기준으로 모두 49억4천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실제 시세는 이보다 1.6배 높은 80여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김씨가 강도를 당한 1억7천만원의 고용안정채권과 40여억원어치의 국민주택채권을 감안하면 당시 김씨가 도난당한 채권의 가치는 대략 1백2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