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파업이 나흘 만에 일단락되면서 노동계의 하투(夏鬪ㆍ여름투쟁)가 한 고비를 넘겼다. 철도노조는 1일 불법 파업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 정부의 강경 대응에 밀려 '백기'를 들었다. 천환규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을 조건없이 종결하고 현장에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강성 노동계를 대표하는 민주노총이 '하투의 전략 목표'로 삼았던 '산별노조 강화' 방침이 산하 최대 세력인 현대자동차 노조에 의해 거부된데 이어 철도 파업도 성과없이 종결됨에 따라 노동계의 '여름투쟁'은 사실상 실패로 끝난 셈이다. 특히 비정규직 처우 문제 등 노동계의 정치적인 이슈들이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단위노조 조합원들에 의해 거부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짐으로써 향후 노동운동의 기조가 '강성 파업투쟁'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2일 민주노총 산하 조직인 금속연맹, 화학섬유연맹의 임단협 파업이 예고돼 있지만 단위노조들의 호응이 신통치 않고 정부의 단호한 대응과 국민의 비판적인 여론이 여전해 투쟁 효과를 거두기 힘들 전망이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파업철회 찬반투표를 실시, 투표 참가자 4천70명중 65.2%(2천6백55명)가 파업 철회에 찬성해 파업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7시 19.1%에 머물던 파업 참가 노조원들의 업무 복귀율은 오후 5시 현재 기관사의 경우 1백%를 기록하는 등 철도 운행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김현석ㆍ이태명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