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리포트] 이끄는 사람들 : '민영화 2기 포스코 누가 이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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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포스코의 인사 특징은 철저한 순혈주의가 지켜진다는 점이다.
치열한 내부 경합을 통해 한 계단씩 올라가며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는다.
외부인력의 수혈없이 포스코의 창업 정신을 견인해가면서 포스코만의 공동체 의식을 지켜나가는 점도 포스코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다.
민영화 2기를 맞는 포스코를 이끌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구택 회장 역시 공채 1기 출신답게 포항제철소에서 시작,영업과 기획 등을 거쳤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겉으론 유순하게 보이지만 의사결정을 할 땐 맺고 끊는 게 확실하다는 평가다.
생산과 영업을 경쟁력의 요체로 삼고 있는 이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수성(守成)만으로는 일류가 될 수 없다"며 강력한 성장전략을 펼 것을 예고했다.
포스코 미래성장의 한 축인 중국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중국법인을 중국사업본부로 격상시킨 것이 단적인 예다.
또 경영지원실을 폐지하는 대신 비서실을 신설,최고 경영진의 효율적 의사결정과 계열사 관리를 위한 참모 기능을 강화했다.
또 PI(업무혁신)를 통한 투명경영과 업무 효율화를 강조하는 등 IT를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포스코 창업세대들은 이 회장에 대해 판단이 빠르고 스케일이 커 공채 1기생 13명 중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매끄러운 인간관계와 탁월한 균형감각을 갖춰 정치적 외풍을 타지 않고 공백기간 없이 34년 동안 포스코를 지켜왔다.
미국 휴스턴 사무소장 등을 역임해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통역이 필요없어 포스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얼굴로 제격이라는 평판도 따라다닌다.
이 회장과 보조를 맞춰 포스코를 이끌 2인자는 강창오 사장.기술연구소장(CTO)을 겸하고 있다.
강 사장은 20년 이상 용광로 곁을 지키며 제철소를 누빈 엔지니어 출신.대구공고 출신으로 최고기술경영자(CTO)를 거쳐 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3년 완공된 제1기 용광로의 공장장을 시작으로 제2기와 제3기 공장장을 잇따라 맡으면서 신설되는 용광로 관리를 도맡았다.
1979년 제3기 공장장을 맡을 당시 용광로가 작동을 멈춰 내부가 굳어버리는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1일 동안 집에도 가지 않고 용광로에만 매달려 정상가동시킨 집념의 인물이다.
포스코의 기술경쟁력 확보라는 특명을 받고 있다.
이구택 회장-강창오 사장 체제에서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운영을 책임지는 쌍두마차는 이원표 부사장과 한수양 부사장.올해로 근속 30년을 채운 이 부사장은 본인의 표현대로 '인생의 절반을 포항제철소와 보낸' 전형적인 엔지니어다.
사무실에서도 파란색 작업복과 밑창이 두꺼운 작업화를 신고 있다.
품질관리 기술발전 제강 생산관리부장을 거치면서 이 회장과 강 사장이 밟아온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금까지의 제철소장이 그러했듯이 철저한 현장중심의 경영활동을 모토로 삼고 있다.
제철소 구석 구석을 찾아다니며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직접 해결하는 방식이다.
포항제철소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광양제철소를 이끌고 있는 한 부사장 역시 71년 입사 이후 철강맨의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1997년 창원특수강 대표로 잠시 '외도'를 했다가 1년만에 다시 광양제철소장으로 복귀했다.
스테인리스 사업부에서 오래 근무했다.
이들 제철소장은 모두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개인적으로는 이 회장과 강 사장의 학교 과후배들이다.
이로써 당분간 포스코는 서울대 금속공학과의 독주체제 하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산 규모 17조원이 넘는 포스코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최광웅 부사장은 경영기획 재무 투자 등 관리부문을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CFO(최고재무책임자)다.
경영조사부장과 경영정책부장을 거쳐 투자사업합리화 추진반장을 거쳤다.
포스코가 민영화된 이후 해외 증시 상장과 중국 일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및 합작투자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인물.통계학과 출신답게 숫자에 밝고 머리회전이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