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은행 돈을 빌려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자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엔 반기 결산을 앞두고 일부 은행들이 신규대출보다 회수를 더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6월중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전달보다 2천2백2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5월의 3조7억원 증가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지난 3월 4조9백22억원, 4월 3조6천3백61억원, 5월 3조7억원 등으로 둔화되다 6월엔 반기 결산을 맞아 2천억원대로 주저앉았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6월중 중소기업대출을 전달보다 8천4백81억원이나 줄였다. 또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도 각각 1천9백13억원, 1천7백65억원씩 감소했다. 이들 은행은 신규대출보다 회수를 더 많이 한 것이다. 6월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5월보다 늘어난 곳은 하나은행과 제일은행뿐이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이처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중소기업들의 부도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신용도가 떨어진 중소기업들이 양산되면서 이전만큼 대출을 내주기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심화된 것도 중소기업 대출 부진의 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수신 상품의 만기 구조가 갈수록 짧아져 기업들에게 장기로 대출해줄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