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SK글로벌의 국내 채권은행 가운데 일부가 이 회사의 분식회계를 도와준 혐의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일부 은행들은 SK글로벌에 유전스(기한부 수출환어음 매입) 등 수출금융을 지원해 놓고도 금융지원이 없는 것처럼 채무잔액증명서를 허위 발급, 결과적으로 분식회계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한경 3월15일자 2면 참조 SK글로벌과 무역금융 거래를 한 국내 은행은 하나ㆍ국민ㆍ농협ㆍ수협ㆍ조흥ㆍ외환ㆍ한미ㆍ기업ㆍ부산ㆍ산업ㆍ신한ㆍ우리은행 등 12개이다. 금감원은 대다수 은행들이 채무잔액증명서를 제대로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식 금감원 회계감리2국장은 "SK글로벌 거래 은행들이 고의로 채권잔액을 누락하는 방법으로 이 회사의 분식회계를 도왔는지와 이같은 행위가 금융감독 규정과 은행 내규 등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구체적인 금융회사별 위반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은 채무잔액증명서 공란 처리가 관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감독규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 문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모 혐의가 드러난다면 검찰 통보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