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말 사채업을 양성화한 대부업법이 시행된 이후 6개월만에 일본계 업체들이 국내 대부시장의 40% 이상을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대부업을 등록한 1만여 업체 가운데대부 잔액을 밝힌 1천240개 업체의 대부 잔액은 총 2조6천607억원으로 이중 1천214개 국내 업체가 1조5천639억원이고 일본계 24개 업체는 1조917억원을 차지했다. 홍콩계와 말레이시아계의 대부 잔액은 각각 1개 업체가 3억원과 48억원이었다. 일본계는 업체 수에서 국내 업계의 20%에도 못 미치지만 대부시장 점유율은 무려 41%에 달하고 있다. 금감원은 대부업체의 국적이 출자자의 이름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재일교포 등이대주주인 업체가 국내 회사로 분류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계 자금의 시장점유율은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미국 등지의 자본도 국내 대부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앞으로 일본계를 중심으로 한 외국계 대부업체들의 국내 대부시장 잠식 속도가 더욱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국내 대부업체들은 업체별 평균 대부액, 자본금, 고객 및 직원 수 등 모든 영업면에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국내 대부시장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체별 평균 대부액은 국내 업계가 13억원에 불과한 반면 일본계 업체는 454억9천만원, 전체 외국계 업체는 422억원으로 국내 회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업체별 평균 자본금 규모도 국내 업계 1억4천만원, 일본계 51억원, 홍콩계 6억원, 말레이시아계 14억원으로 일본 등 외국 계열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업체별 평균 고객 수는 국내 업체들의 99명에 비해 일본계는 392명으로 훨씬많았다. 직원 수도 국내 업체들은 평균 2.3명에 불과해 자영업 수준인 반면 일본계는 63.9명으로 기업형에 가까웠고 홍콩과 말레이시아 계열는 각각 5명과 4명이었다. 한편 금감원은 대부업 등록을 받는 일선 시.도에서 국내 최대의 대부업체인 A&O(일본계)를 포함해 145개 업체(본점 49개, 지점 96개)에 대한 검사를 요청해옴에 따라 구체적인 검사 대상을 선정해 검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