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하노이 외곽 하떠이성에서는 한국인 사업가가 출연한 돈으로 건립된 초등학교의 준공식이 열렸다. 재학생과 학부모 등 1천여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전원공급장비 전문업체인 ㈜동아일렉콤의 이건수 회장. 그는 지난 10여년 동안 정보통신 분야에서 한국과 베트남 간의 교류를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1997년부터 초등학교 건립에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전쟁 때문에 3년 동안 제대로 학교에서 수업을 받지 못했던 경험을 지닌 이 회장은 사업차 베트남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가장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낙후한 학교시설 개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그는 친분이 있는 베트남정부 관계자 등과 접촉하고 학교 신축이 가장 시급한 곳을 추천받아 1년 뒤인 1998년 북부 남딩성에 사재를 털어 초등학교를 열어줬다. 그러나 이 회장은 베트남에 대한 한국의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이동통신서비스사업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 등에 전념하는 바람에 한동안 학교 기증작업에 소홀히할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1년 CDMA사업컨소시엄(SLD)이 구성돼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하면서 여유를 갖게 된 이 회장은 다시 학교 기증사업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떠이성의 풍사초등학교를 신축 지원키로 했다. 이 학교는 지은지 40년이 넘은 단층교사로 학생들이 4부제로 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는 데다 수업에 가장 기본적인 칠판마저 여의치 않아 학생들이 흙벽을 이용하는 등 낙후한 곳이었다. 이 회장은 다른 지역 학교의 신개축 작업을 연기하면서 풍사초등학교 신축에 전념해 10개월 동안의 노력 끝에 이날 준공식을 열게 됐다. "배움이 절실한 데도 어쩔 수 없이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어린이의 심정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겁니다." 이 회장은 "배움에 대한 의지가 충만하고 두되가 비상한 베트남 어린이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데 앞으로 모든 정성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이 회장 외에도 CDMA 사업 개시와 관련해 방문한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이용태 삼보컴퓨터회장,따 베트남 정보통신부장관 등 양국 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