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전망] 5년만에 매출목표 하향 조정 .. '백화점·할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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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는 하반기에도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가 동시에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하반기 불황에 대비해 업계는 외환위기 이후 5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등 하반기 경기를 극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문을 연 신규 점포 외에 기존 점포의 매출이 작년 실적인 7조2천억원에 도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신규점포의 매출로 작년 전체 실적은 웃돌겠지만 기존 점포만을 기준으로 보면 작년 실적에 밑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작년에 3조7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현대백화점은 당초 올해 5% 성장을 예상했으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목표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모 백화점은 현 시점에서 목표를 잡고 예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결국 백화점 업계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올 하반기 실적은 작년보다 떨어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업계가 하반기를 이처럼 어렵게 보는 이유는 지난 6월 실적에서 비롯됐다.
6월초 업계는 월드컵 열기로 백화점 경기가 엉망이었던 작년 6월보다 매출실적이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했었다.
6월 매출만 올라가 주면 5개월만에 월별 매출 신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6월말 실적을 뽑아보고는 위기감을 느꼈다.
롯데백화점의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1.3% 줄어들었다.
5개월째 매출 감소세다.
결국 상반기(1∼6월) 누적 매출액이 작년 동기에 비해 1.5% 감소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동기보다 2.2% 증가하긴 했지만 상반기 누적 매출은 3.8%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상반기 누적 매출이 각각 1.9%와 3.1% 줄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 일부 백화점의 매출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6월이 월드컵으로 매출이 부진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증가로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4일부터 시작되는 여름 정기 바겐세일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경기가 좋아질 기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들은 비용을 줄이며 몸을 사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카드고객 2백40만명 중 40만명에게만 우편물(DM)을 발송했다.
돈을 쓸 만한 일정 소득 이상의 고객을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타깃마케팅에 들어간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판촉 행사의 횟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경품과 사은품도 줄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아왔던 할인점의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등의 6월 매출(기존 점포 기준)은 오히려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 중 매출 감소폭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진 신세계이마트의 경우 3∼5월 월별 매출신장률은 작년 동기대비 1.1~3.5%였지만 6월 매출은 작년보다 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가을에 반짝 나타나는 계절경기를 기대하지만 기대만큼 매기가 살아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할인점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