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일자) 또 정부출연硏 개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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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이 또 다시 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가.
정부가 출연연구기관의 조직과 기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어떻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개편이 단골 메뉴가 됐는지 그런 현실 자체가 우선 개탄스럽다.
어느날 독일식으로 가야 한다며 출연연구기관을 지금의 연구회 체제로 바꾼 것이 바로 전 정권 때의 일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출연연구기관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분리와 통합을 반복하거나 그럴 듯한 명분아래 개혁대상이 돼 왔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연구가 제대로 축적되고 세계적인 연구소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기적같은 일이라고 할 것이다.
한때 정부가 의욕적으로 해외 고급인력들을 유치해 왔지만 대부분 연구소를 떠나버리거나 아예 한국을 등진 것도, 따지고 보면 연구소를 흔드는 일이 마치 관행처럼 돼버린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특히 최근 국가적 이슈로 등장한 이공계 기피 문제만 해도 그렇다. 불안정하기 짝이 없는 연구소의 현실이 큰 요인이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연구소의 조직과 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물론 고쳐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야말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 특히 연구소 문제가 정부부처 조직개편과 분리될 수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도 오는 10월까지 방안을 마련해 11월에 최종보고서를 내놓겠다는 등 몇 개월내로 답을 내려고 하는 것이 과거와 하등 다를 게 없다.
졸속으로 하다보면 결국 또 다른 개편만 불러오고 말 것이다.
조직과 기능개편에 앞서 분명히 할 것은 정말 조직과 기능의 문제인지,아니면 사람과 운영의 문제인지를 깊이 따져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기관장을 제대로 뽑아 충분한 권한을 부여한 적이 있는지,성과를 따지기 전에 일관성있는 연구가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해 준 적이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