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의 도덕성을 비판한 감사원의 지적을 놓고 국민은행내의 '한 지붕 두 노조'(옛 국민은행,옛 주택은행)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갈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내의 옛 주택은행 노조는 4일 '감사원의 국민은행 감사결과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김정태 행장의 스톡옵션 문제는 금융감독원 검사를 거쳐 문제없다고 결론난 사안"이라며 "이를 다시 감사원이 문제삼는 것은 의도적인 은행장 흔들기"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김 행장이 지난 1일 월례조례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통합은행의 미래와 CEO로서의 소임을 강조한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노조는 이같은 내부의견을 수렴해 감사원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등 점진적이고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처럼 옛 주택은행 노조가 '김정태 행장 구하기'에 나선 가운데 옛 국민은행 노조는 전혀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옛 국민은행 노조 간부는 "노동조합이 경영진을 비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옛 주택은행 노조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오는 7일 감사원 지적에 대한 옛 국민은행 노조의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합병 후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노조의 통합을 추진해 왔으나 이질적인 은행 문화로 인해 통합작업이 지연돼 왔다. 이날도 옛 주택은행 노조가 김 행장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곧바로 옛 국민은행 노조 게시판에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두 노조의 입장이 상반돼 통합노조 출범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금융계에서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노조도 벌써부터 감정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을 들어 두 은행 역시 2년 후 합병작업이 시작되면 노조 통합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