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ㆍ中 新협력시대] 대기업 '중국특명' 떨어졌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진정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행보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이 사스 이후 급속히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현지 진출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그동안 미뤄왔던 중국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해 최근의 수출 침체를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중국시장 공략을 신경영 2기의 핵심 과제로 정하고 계열사별로 중국 진출과 시장확대 활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나서서 방중하는 사장단에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백전백패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특명'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스가 창궐했던 지난 4월 말 한때 중국본사 문을 닫기도 했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중국 전역의 마케팅 책임자가 참가하는 회의를 열어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판촉공세를 펼쳤다.
또 자사 휴대전화가 나오는 영화 '매트릭스' 상영기간에 맞춰 휴대전화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베이징에서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SINA.COM'을 이용,온라인 생방송 방식으로 중국 전역의 기자들에게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신제품을 소개하는 행사를 갖는 등 고가제품 중심의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또 사스로 중단됐던 ABR(Air Balloon Robot·고무풍선에 공기를 주입해 만든 제품 전시 공간) 시연회를 재개키로 하고 상하이 광저우 난징 등 13개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형 딜러 컨벤션을 대규모 행사들과 묶어 올 하반기 중국 지역에 'LG 물결'이 일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현지 합작 생산공장의 조업단축을 정상화하고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판매망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자동차는 베이징 인근지역 위주의 판매망을 지방으로 대폭 확대키로 하고 현재 42개인 딜러를 올해 안에 1백개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 내 중앙방송인 CCTV에만 주로 하던 제품광고도 지방방송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또 현재 생산 중인 EF쏘나타의 사양을 고급화한 모델을 7월에 내놓고 연말부터는 엘란트라(아반떼)의 생산에 들어가는 등 제품 마케팅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기아차 현지법인인 둥펑웨다자동차는 중국의 지방 중소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딜러 확대에 주력,기존 딜러보다 배 가량 늘어난 2백1개의 딜러를 확보했다.
둥펑웨다는 딜러를 지속적으로 늘려 중국에서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상하이 인근에 제2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조만간 확정짓기로 했다.
지난 5월 초 사스 위험 때문에 현지법인 직원을 철수시켰던 SK텔레콤도 직원들을 모두 복귀시켰으며 최근에는 현지 이동통신장비·단말기 제조업체와 합작투자 계약도 체결하는 등 투자활동을 본격 재개했다.
이밖에 코오롱과 효성도 각각 4천만달러와 7천만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키로 하는 등 하반기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공략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스 발발에 따른 승객감소 등으로 고전했던 항공업계도 운항이 중단됐던 중국 노선을 속속 재개하는 등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4∼5월 30%선에 머물렀던 중국 노선 탑승률은 지난달부터 50%선을 넘어섰으며 일부 만석을 기록하는 노선도 등장했다.
대한항공은 사스로 중단됐던 중국 10개 노선 중 8개 노선의 운항을 이달 중에 재개키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스로 운항이 멈췄던 중국 8개 노선 가운데 일단 4개 노선을 이달 중 재개할 계획이다.
인천∼베이징 등 4개 중국 노선은 운항 편수를 사스 발발 이전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사스 등 영향으로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며 국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규모도 4.3%로 주춤했다"며 "그러나 전체 시장의 20%에 육박하는 중국시장의 6월 수출 증가율이 다시 30% 이상으로 증가해 하반기에는 전체 수출 증가율도 두자릿수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