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韓流) 열풍이여, 다시 한 번 불어라.'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찬서리를 맞았던 국내 기업들의 대(對)중국 사업이 7일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공식 방문을 계기로 다시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의 방중에는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황두열 SK㈜ 부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홍순 삼보컴퓨터 부회장 등 거물급 경영인들이 대거 수행에 나설 예정이다. 경제단체에서는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과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이 나선다. 강동석 한국전력 사장과 오영교 KOTRA 사장, 박춘택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등도 양국 정상회담 의제 관련 협의를 위해 대통령을 수행한다. 국내 타이어업계 양대 산맥인 한국타이어 조충환 사장과 금호타이어 신형인 사장, 최근 이마트를 중국에 진출시킨 구학서 신세계 사장도 방중길에 오르며, 이상운 효성 사장, 김재룡 영창악기 사장, 변동준 삼영전자 사장 등 중견기업 대표들도 일정이 잡혀 있다. 벤처업계에서는 최근 '게임업계 신화'를 불러 일으킨 김남주 웹젠 사장과 김형순 로커스 사장, 양기곤 벨웨이브 사장 등이 수행단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인은 사스 이후 주춤해진 중국사업의 활력을 북돋우고 중국 시장을 통해 최근의 수출 부진을 타개한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베이징에 거점을 마련한 베이징현대차에 노 대통령을 초청,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사업 전략을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또 상하이로 잠정 결정된 둥펑웨다기아차 제2공장 건립 방안을 놓고 중국 당국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윤종용 부회장은 쑤저우에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모듈공장 가동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중국 내 LCD 공급 확대를 위해 공장 가동을 당초 일정보다 한 달 가량 앞당겼다. SK의 경우 지난 5월 초 사스 때문에 현지법인 직원을 철수시켰던 SK텔레콤이 직원들을 모두 복귀시켰으며 이달 초에는 현지 이동통신장비ㆍ단말기 제조업체와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 투자활동을 본격 재개하고 나섰다.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도 장가항 공장 2기 증설 상황을 독려하고 칭다오 공장 건설 현황도 보고받을 예정이다. 또 이상운 효성 사장은 수행기간중 노 대통령에게 중국 화섬시장에 대한 특별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 오는 8월 완공을 목표로 저장성에 짓고 있는 총 1만4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점검한 뒤 광둥성 또는 저장성에 추가로 7천만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조충환 한국타이어 사장은 중국 내 최대 타이어 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해 저장성 내 가흥공장의 생산 확대와 함께 유통망 추가 건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상하이의 전문 유통기업인 '주바이'를 제휴 파트너로 삼은 신세계의 구학서 사장도 2005년까지 상항이시와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7개 이상의 점포를 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