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증시에 외국인이 몰려온다.' 요즘 상하이 증권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중국이 QFII(공인외국기관투자가) 제도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부터다. QFII는 중국 증권감독위의 승인을 얻어 중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외국 투자기관. 증감위는 최근 씨티은행 UBS HSBC 노무라 등 4개 기관을 QFII로 지정했다. 비준 규모는 모두 4억2천5백만달러. 이들 기관은 앞으로 상하이와 선전 주식시장에서 내국인(중국인) 전용 주식이었던 'A주'를 사고팔 수 있게 된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업체는 UBS다. 이 회사는 씨티은행 상하이 지점에 3억달러의 계좌를 개설, 지난달 23일부터 시장에 개입해왔다. 주로 통신 철강 전력 교통 등의 분야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매입 시점 및 규모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상하이 지점 조강호 소장은 "외국 투자가들은 중국 증시에 대해 투명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의 경제 규모 및 성장가능성을 고려할 때 일부 기업의 주가는 지나치게 낮게 평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입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QFII의 시장 진입과 함께 상장회사들은 외국을 돌며 기업설명회를 갖는 등 회사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주 전력 통신 화공 철강 등의 분야 14개 상장업체들은 홍콩과 싱가포르를 돌며 로드쇼를 갖기도 했다. 주가는 QFII의 시장 진입에 대해 아직 큰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QFII 자격을 얻은 회사가 아직은 적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QFII가 중국 증시의 체질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QFII의 의미를 중국 주식시장 개방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