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점장 '30대 초반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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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 양판점인 전자랜드21에서 30대 초반의 점장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5백평이 넘는 대규모 매장을 이끄는 데는 연륜이 있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점장이 알맞을 것 같다.
그런데 전자랜드는 새 점포나 격전지 점포에 서른을 갓 넘긴 '애송이 점장'을 잇따라 내려보내고 있다.
30대 초반 점장을 선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자리를 잡은 점포를 경영하기엔 연륜 있는 점장이 유리하지만 새 점포를 끌어가는 데는 공격적 성향의 젊은 점장이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젊은 점장들은 특히 '적의 허'를 찌르는 마케팅에 능하다.
전자랜드 점장 55명의 평균 나이는 33.2세.
경쟁사인 하이마트 점장들(39세)보다 여섯 살이나 젊다.
30대 점장이 45명이나 되고 20대 점장도 2명이 있다.
전자랜드 점장들이 젊은 것은 고학력자보다 '현장 전문가'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전자랜드 점장들 중 62%는 전문대를 나와 바로 현장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이들은 점장이 되기까지 매장에서 7,8년 가량 경험을 쌓은 판매 전문가다.
전자랜드에서는 최근 서른한 살 동갑내기인 '삼일 트리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대전 중리점 김윤봉 점장과 마산점 김학수 점장,안양점 고경림 점장 등이다.
지난 5월 개점한 대전 중리점의 김윤봉 점장은 '지역밀착 마케팅'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김 점장은 비가 내리는 날이면 고객들에게 DVD를 무료로 빌려주고 부침개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런 마케팅은 입소문을 탔고 2개월 만에 삼성전자 리빙프라자,LG전자 하이프라자,전자제품 양판점 하이마트와 어깨를 겨루게 됐다.
중리점은 지난달 2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자랜드 55개 점포 중 6위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오픈한 마산점의 김학수 점장은 '승부사'로 통한다.
새 점포를 오픈,경쟁사 점포를 꺾는 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기 때문이다.
마산점은 개점에 맞춰 지역 주유소들과 제휴,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불꽃놀이까지 벌였다.
그 결과 같은 날 길 건너편에 개점한 경쟁사 점포의 3배에 달하는 매출(4억원)을 올렸다.
인덕원 사거리에 있는 안양점도 격전지 점포 중 하나다.
반경 3km 이내에 경쟁점포가 15개나 있다.
지난해 초 부임한 고경림 점장은 고객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월평균 매출은 18억원.전자랜드 점포 중 12위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젊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무능력이 뛰어난 젊은이들을 격전지에 내려 보낸다"며 "이들은 대부분 회사가 기대하는 만큼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젊은 점장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고객들에겐 나이를 몇 살 올려 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