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시중은행들의 상반기 결산실적이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은행들은 경기침체로 하반기에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 연간 당기순이익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당초 SK글로벌 여신 5천5백91억원 가운데 30%인 1천6백77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37∼5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캐시바이아웃을 신청한 금액에 대해 70%, 출자전환분에 대해 50%, 나머지 잔존여신에 대해 19%를 각각 적립해 전체적으로 37%를 쌓는게 합리적이라고 본다"며 "그러나 부실요인은 충분하고 신속하게 반영하는게 은행 건전성이나 신뢰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50%로 올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립률을 50%로 높이더라도 적자가 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SK글로벌 여신 4천6백87억원 대부분을 캐시바이아웃 신청한 국민은행은 대손충당금을 70% 쌓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은 상반기에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SK글로벌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충당금 적립률을 50%로 상향조정할 경우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전망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49%)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SK글로벌 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20∼40% 쌓을 계획이었다. 은행들은 이처럼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데다 하반기 경영환경도 불투명함에 따라 올해 실적 목표를 대폭 하향조정할 움직임이다. 국민은행은 당초 연간 순이익 목표를 2조6천억∼2조7천억원으로 제시했으나 지금은 절반 수준인 1조3천억∼1조4천억원까지 낮추는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순이익 목표를 6천5백억원에서 5천억∼5천5백억원으로 15∼23%로 낮춰 이달 하순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한미은행도 당초 3천억원이었던 순이익 목표치에서 SK글로벌 충당금 약 1천3백억원을 뺀 1천7백억원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 다음달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합병 시너지를 토대로 9천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4천억원선으로 대폭 낮췄다. 조흥은행은 파업 등의 여파로 2ㆍ4분기에 소폭 적자가 확실시되고 상반기 전체로는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