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 "지나치게 저평가…디플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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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사회의 평가절상 압력은 거세지고,중국내부에서도 절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절상폭과 시기까지 거론되고 있어 대세는 '평가절상 불가피론'으로 기울고 있다.
시기와 폭이 문제일 뿐, 위안화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위안화 평가절상은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핫이슈다.
◆ 고조되는 국제사회의 평가절상 압력
연초 일본에서 시작됐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재무상은 "중국이 낮은 위안화가치를 앞세워 싼 값으로 상품을 수출, 일본 등 세계를 디플레(물가하락)로 몰아넣고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했다.
지난달에는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중국 정부 내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이 검토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여러 차례 언급, 일본에 이어 미국도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본격화했다.
지난 주말에는 침묵을 지켜오던 유럽연합(EU)이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셈(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 재무장관회담에서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 이 문제를 글로벌 이슈로 부각시켰다.
EU는 올들어 유로가치가 달러에 대해 10%이상 올랐지만 위안화 가치는 불변, 유로가 위안화에 대해서도 그만큼 올랐다고 지적했다.
◆ 평가절상 압력의 배경과 전망
국제사회가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경제력에 비해 위안화 가치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지난 1995년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8.28위안에 고정(페그)시켜 상하 0.15% 범위 안에서 움직이도록 허용한 뒤, 중국경제는 낮은 위안화를 배경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7%의 경제성장률, 3천4백30억달러로 지난 10년간 3배이상으로 급증한 외환보유액, 연간 3백억~5백억달러의 국제수지흑자, 지난 10년간 3천80억달러에 달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액 등 중국은 세계경제의 확고한 중심세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작년에는 1천30억달러의 대미(對美)무역흑자를 기록, 일본과 EU를 제치고 미국의 최대 무역흑자국이 됐다.
이와 함께 낮은 위안화가치를 무기로 세계 각국에 값싼 제품을 밀어내 전세계에 디플레를 수출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불만도 평가절상 압력의 빌미가 됐다.
이같은 절상압력과 중국경제의 급성장을 근거로 국제금융계는 빠르면 올 연말께 위안화가 최대 15%가량 절상될 것으로 보고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의 변동폭확대를 통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5%까지 평가절상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경우 위안화가치는 지금의 달러당 8.28위안 안팎에서 7.03~7.86위안으로 올라간다.
◆ 세계 경제 영향
득과 실이 공존하지만, 득이 훨씬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중국의 수출경쟁력이 하락, 미국의 무역적자가 급감하고 그에 따라 달러가치가 안정돼 세계경제는 환율불안 없이 안정된 회복을 이룰수 있다.
또 중국의 경쟁력 약화로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회복돼 경기침체에서 벗어날수 있다.
중국의 수출품 가격이 상승, 세계 디플레위험이 감소하는 것도 위안화 평가절상의 득(得)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활력 저하로 인한 각국의 대중(對中) 비즈니스 위축은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세계 경제의 실(失)이다.
이와 함께 위안화 평가절상시, 위안화처럼 미 달러화에 페그돼 있는 홍콩달러와 말레이시아 링기트화도 평가절상되면서 아시아에 한 차례 거센 통화가치 상승 바람이 불수도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