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급속히 위축되면서 서울 동시분양에서도 청약률이 급락하고 있다. '5·23대책'이후 청약통장 1순위자들이 '묻지마 청약'을 자제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선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 4일 실시된 서울 6차 동시분양 1순위 청약 결과(5.7 대 1)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2001년 하반기 이후 최저 청약 경쟁률이다. 어느 정도의 청약률 하락은 예상했지만 하락폭이 너무 컸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가 4만명을 넘어선 단지가 1순위에서 미달되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하루 앞서 실시된 무주택 우선공급에서도 경쟁률은 평균 1.5 대 1에 그쳤다. 무주택 우선공급제가 부활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서울 동시분양의 경우 청약률만 큰 폭으로 떨어진 게 아니다. 초기 계약률도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말 계약을 마친 서울 5차 동시분양 물량 가운데 계약률 50%를 넘긴 단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이처럼 청약률과 계약률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자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간 서울에서는 분양만 하면 모두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이른바 '동시분양 불패신화'가 있었다"며 "지금처럼 업체들이 고분양가 전략을 고수한다면 동시분양 불패신화가 깨지는 것은 물론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서울 동시분양에서 공급조건과 분양가 차별화를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