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한다. 삼성경제연구소와 삼성인력개발원은 신경영 10주년을 맞아 삼성의 성공적인 경영사례를 이론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인력개발원은 지난 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주창한 이후 10년 동안 삼성의 경영 현장에서 이뤄졌던 성공사례를 기존 경영학과 접목시킨 삼성형 경영학 모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이 내부 교육용으로 개발해 올해 임원교육부터 적용키로 한 경영학 모듈은 경영철학 경영전략 경영관리 등 3개 분야 13개 주제로 구성됐다. 경영철학 분야는 △기업의 본질과 역할 △삼성의 경영철학 △상생(相生)경영,경영전략 분야는 △전략경영 △글로벌경영 △디지털경영 △기술경영 △6시그마경영 △디자인경영,경영관리 분야는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마케팅 △리더십 등이 포함됐다. 삼성은 과목을 추가하고 해외 경영대학원의 인용사례를 보충해 간부교육,해외 법인장교육 등 각 직급별 교육과 분야별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작업에는 한정화 한양대 교수와 김영배 KAIST(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그 동안 삼성의 인력개발을 도왔던 주요 대학 경영학 교수 1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교수 중 일부는 담당했던 분야를 논문으로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삼성 신경영 가이드라인인 '지행33훈(知行33訓)' 등을 토대로 독특한 경영문화와 방법론을 발전시켜 왔지만 교육 때는 해외의 경영 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해 왔다"며 "이를 통합한 삼성형 경영학을 외부에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 별도로 삼성형 경영을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삼성 경쟁력의 원천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난해 4·4분기부터 삼성의 강점과 차별화되는 점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올 연말께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뒤 외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맥킨지 등의 경영컨설턴트 및 대학교수,전·현직 임원들과 함께 삼성의 전략,CEO(최고경영자),생산 시스템,판매 전략 등 각 기능별로 분석하고 있으며 연말께 연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지난달 16일자에 삼성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다른 기업들처럼 생산을 아웃소싱하지 않고 하드웨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며 △핵심 역량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사업을 수평적으로 결합시키는 '삼성식 경영(The Samsung Way)'이 기존 경영이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평가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