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취업난으로 눈높이를 낮춰 지원하는 대졸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고졸 구직자들의 취업문이 좁아지고 있다. 인터넷 벼룩시장 파인드올 취업(job.FindAll.co.kr)이 지난 4∼6월 고졸 대상 구인광고에 지원한 구직건수 2만1천3백80건을 7일 분석한 결과 전체 지원자의 44.2%가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 지원한 이들의 학력을 보면 2ㆍ3년제 전문대학 졸업자가 총 6천1백11명으로 전체의 28.6%를 차지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지원자도 3천2백59명(15.2%)으로 전체 구직건수중 대졸 이상이 9천4백69건에 달했다. 이 중에는 대학원 졸업자와 박사과정 수료자도 각각 91명(0.4%), 8명(0.04%)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 '고학력 하향 지원자'가 지원한 직종은 △경리ㆍ회계ㆍ재무ㆍ자금이 1천5백71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사무직(7백75건) △텔레마케팅(7백28건) △영업기획ㆍ관리(4백92건) △총무ㆍ인사(4백45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대졸 이상 구직자의 출생연도를 분석한 결과 1977년생에서 80년생이 과반수(4천8백17명)를 넘는 등 취업 재수생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재윤 파인드올 이사는 "기업들이 대졸 신입자보다는 경력직 위주의 수시채용을 늘리면서 고졸자들이 주로 맡던 경리업무나 사무보조, 텔레마케터 등의 일자리가 대졸자에게 넘어가고 있다"며 "고졸자의 경우 사회 전반적인 학력위주 풍토로 취업기회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그나마 고졸자들의 업무 영역까지 대졸자에게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취업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통계청의 6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 57만3천명 가운데 고졸 실업자는 27만5천명으로 대졸 이상 실업자(17만9천명)의 약 1.5배에 달한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