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경제 성장을 통해 보건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반대로 보건환경 개선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시대가 됐습니다." 서울대에서 최근 열린 국제백신연구소(IVI) 준공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배리 블룸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장은 "질병은 국민의 생산성을 감소시킴으로써 국가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룸 교수는 "오는 2010년까지 2천2백만명의 질병을 치료할 경우 60억달러의 경제적 이익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안정된 경제 성장은 반드시 선진 보건정책을 갖출 때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최근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각국의 보건정책이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그는 "사스 사태를 겪으며 각국은 예측되지 않은 질병이 얼마나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는지 알게 됐다"며 "전염병은 국경이 없는 만큼 각국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26억명이 하루 2달러 이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제대로 된 보건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선진국들은 백신 제공과 질병 연구 등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블룸 교수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에 대한 지원이 특히 시급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블룸 교수는 "이제 질병과의 전쟁에 나서야 할 때"라며 "IVI가 이를 위한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 교수는 국제백신연구소 이사회 의장,세계보건기구(WHO) 보건연구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WHO 결핵연구위원회 의장,미국 면역학회장 등을 지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