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훈동 아트사이드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한원석씨(33)의 작품 소재는 담배꽁초다. 작품마다 보통 1만개가 넘는 꽁초를 본드를 이용해 빼곡이 붙인 후 금테를 두른 액자로 처리한 오브제 작품이다. 물감을 칠한 꽁초들은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이나 꽃의 이미지로 바뀌어 평면회화처럼 보인다. 쓰레기일 뿐인 꽁초가 여인이나 꽃의 아름다움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뒷면을 보면 피운 후 내다 버린 꽁초의 추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담배는 흡연자에게 5분 정도의 '쾌락'을 제공한 후 쓰레기로 변한다. 한씨는 "현대인은 소비문화의 쾌락을 쫓고 있지만 담배 꽁초처럼 쓰레기로 버려지는 인스턴트 운명"이라고 주장한다. 꽁초를 통해 인간의 가치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싶다는 게 작가의 의도다. 재료로 사용한 7만여개의 담배 꽁초는 인천공항,런던 히드로공항,도쿄 간사이공항 등 세 곳에서 수집했다고 한다. 작가는 다음 개인전에서 꽁초로 지은 집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 안에 들어가면 니코틴 냄새가 진동,금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관람객들이 스스로 깨닫게 된다. 런던 첼시대학원에서 환경디자인을 전공한 작가는 현재 도쿄대 건축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21일까지.(02)725-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