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57)은 아마추어 골퍼중 최고수에 속한다. 허 회장은 국내 골프계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그는 부친의 가르침으로 대학재학 시절 골프에 입문했으니 구력만 올해로 40년째다. 공인 핸디캡은 0이지만 요즘은 연습을 잘 하지 못해 백티에서 치면 74∼75타,레귤러티에서 치면 언더파를 기록하는 실력이다. 허 회장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를 지낼 정도로 운동신경이 뛰어나다. "오랫동안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퍽에 임팩트를 가하는 감각을 배운 게 골프에 도움이 됐죠.1년 만에 '싱글'이 됐으니까요." 한창 때인 지난 67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 챔피언을 지냈고 한국오픈에서는 아마추어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82년에는 동해오픈(현 신한동해오픈)에 참가해 프로와 아마추어 통틀어 7위에 오르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드라이버샷 거리는 평균 2백70야드 정도. 골프장비와 볼 제조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비해 거리가 줄지 않고 있다고 한다. 베스트스코어는 80년대 초반 남서울CC에서 기록한 7언더파 65타다. 그가 말하는 골프비결. "자신의 스윙폼을 만들어야 해요.아마추어는 매일 연습할 수 없기 때문에 오랫동안 쉬었다가 나가도 제 스코어를 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스윙폼을 가져야 합니다." 허 회장은 백스윙시 오른손이 몸에 떨어지지 않도록 한 뒤 허리로 리드해 클럽헤드로 볼 때리는 스윙을 구사한다. "골프를 알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에서 15년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합니다.단기간에 싱글이 됐더라도 골프를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죠." 허 회장은 부친의 이름을 건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챔피언십' 대회를 지난달 개최했다. "아버님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던 것이었는데 새로운 대회를 만들기보다 국내 골프대회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한국아마추어챔피언십을 후원하는 게 낫겠다 싶어 형님(허남각 삼양통상 회장,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들과 상의해 올해 시작했지요." 지난해 부친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남서울CC 6번홀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한 그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미국의 '넘버원' 골프장인 파인밸리GC,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의 회원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글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