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는 8일 대북송금 특검수사 대상을 사실상 현대비자금 '1백50억원+α'부분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새 특검법안을 한나라당 의원 주도로 수정,의결했다. 새 특검법안은 한나라당이 지난 6월 국회에 제출한 것이다. 법안은 민주당 의원들은 불참하고 한나라당 의원 8명과 자민련 김학원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통과됐다. 그러나 수정안 통과에 대해 민주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반발,논란이 일고 있다. ◆수정 통과=한나라당은 당초 법안에서 수사대상으로 포함했던 △현대상선의 산업은행 대출금 4천9백억원 중 외환은행을 통해 북한에 송금된 2천2백35억원과 나머지 돈의 사용 관련 비리 의혹 △2000년 5월부터 10월까지 현대건설 현대전자 등이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북에 송금한 의혹 부분 등은 삭제,수정안을 냈다. 이에 따라 수사대상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현대그룹 등이 북에 송금한 사건과 관련하여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익치씨로부터 제공받았다는 1백50억원 사건을 포함한 관련 유사 비리 의혹 사건과 △대북송금과 관련,청와대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등의 비리의혹 사건으로 줄어 들었다. 이는 한나라당이 사실상 현대그룹 비자금 '1백50억+α'의혹 부분에 한해 특검을 실시하자는 것으로,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볼 수 있다. 수정안은 또 수사기간을 당초 1차 50일로 하고 30일까지 1회 연장 가능토록 한 것에서 60일 한차례에 한해 수사하도록 했다. ◆여야 반발=정균환 민주당 총무는 "지난번 특검으로 밝힐 것은 다 밝혔다"며 "1백50억원 부분은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면 될 일이기 때문에 새 특검법을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러나 야당의 단독처리를 실력으로 저지하지는 않았다. 한나라당 이해구 대북비밀송금진상특위 위원장은 "비자금만 수사대상으로 한 것은 수긍할 수 없다"며 특위위원 전원사태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원안대로 밀고 나간다는 방침에서 태도를 바꾼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며 최병렬 대표에게는 사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진 대변인은 "원안대로 통과시킬 땐 민주당이 원천 봉쇄할 것이고 원안대로 통과시킨다 해도 대통령 거부권이란 장애물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원내총무가 다른사람과 상의없이 수정안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재창·홍영식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