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동학혁명이 일어난 지 1백10년.그러나 이제 동학,즉 천도교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학혁명기에 이어 일제 강점기와 분단시대를 거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교세가 꺾인 탓이다. 이런 천도교의 부흥을 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천도교 중앙총부가 교조인 수운 최제우 대신사와 해월 최시형 신사 등과 관련된 성지(聖地)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보존대책을 세우고 있고 천도교 신앙과 사상을 재조명하는 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경주와 포항 원주 등의 천도교 성지는 폐허에 가깝게 버려져 있다. 수운이 수도했던 용담정 일대만 깔끔하게 정리돼 있을 뿐 대부분의 성지들이 방치된 상태다. 이에 따라 천도교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성지와 유적들을 체계적으로 조사 정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도교 관련 책을 출판하는 도서출판 '모시는 사람들'의 박길수 대표는 "현재 성지를 답사하며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고 있다"면서 "천도교 성지 안내서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천도교 사상을 알리는 책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오문환 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해월의 사상을 '네오 휴머니즘'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한 '해월 최시형의 정치사상'(모시는사람들),천도교 원로인 한태원 선도사가 천도교 사상과 수도 방법 등을 설명한 '한울님이 개벽하시니 내 삶도 개벽하라' 등이 잇달아 출간됐다. 또 천도교 중앙총부는 경주 용담수도원,경기도 가평 화악산 수도원 등 전국 9개 수도원을 오는 1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일반에 개방,천도교의 수련법인 시천주 주문수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