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여건이 급속히 호전되자 전환사채(CB)가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CB에 거액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9일 LG전자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발행키로 한 2억5천만달러 규모의 해외CB 청약 결과 신청금액이 목표의 7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환프리미엄도 주간사인 모건스탠리가 당초 설정했던 25∼30% 범위 중 최고 수준인 30%로 결정됐다. 전환가격이 지난 8일 종가인 5만3천원보다 30% 높은 6만8천9백원이 된 셈이다. 이는 이날 종가보다 34% 높은 수준이다. LG전자 해외CB 청약에는 미국과 유럽,아시아 등지에서 1백40여개 투자기관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해외CB는 만기이자율이 0%이고 9월12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9일 마감된 데이콤 CB청약(2천억원 규모)엔 총 2천6백27억원이 유입됐다. 개인과 기관에 각 1천억원씩 배정된 이번 청약에서 개인은 1천6백20억원 어치를 청약,1.6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은 9백90억원으로 0.99대1이다. 전환가 1만2천4백50원인 데이콤 CB는 8월11일부터 전환이 가능하며 표면이자율 4%,만기보장 수익률 8%를 제시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도 CB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삼성카드 후순위CB에는 2조4천억원의 시중자금이 몰려 약 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카드는 14일부터 16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천억원어치의 후순위CB를 청약받는다. 5년6개월 만기인 이 CB는 표면금리는 연 3%,만기보장 수익률은 연 8%다. 10월21일부터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데 전환가격은 이날 종가인 2만1천5백원으로 결정됐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