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네덜란드식 노사 모델 등 유럽식 경제 모델에 대해 국내 대표적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가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유럽식 경제 모델의 성과와 한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식 경제 모델은 미국의 경제 모델에 비해 경제적 성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유럽 국가 중에서도 미국식에 가까운 영국과 아일랜드의 경제적 성과가 사회적 합의를 중시하는 독일이나 네덜란드보다 더 낫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영ㆍ미식 경제모델은 △자원의 효율적 분배 △금융 조달의 용이성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노동시장 유연성 등의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대륙식 경제모델은 분배와 형평성 측면에서는 영ㆍ미식보다 우월하지만 노동시장 경직성 등으로 인해 경제적 효율은 낮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은 경제관련 제도가 정비돼 있지 않고 경제의식도 네덜란드나 독일 등 유럽 선진국에 비해 낙후돼 있어 유럽식 경제모델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이어 대부분의 국가들이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노사관계 악화 △과도한 복지 요구 등으로 혼란을 경험했다며 현재의 난국을 조기에 탈출하지 못하면 중진국 수준에서 주저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가 중심을 잡고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오승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는 노사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공정한 심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노동자 권익보호를 우선하되 불법 파업이나 공동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