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은 버스회사(?)' 중국 쓰촨성의 청두(成都)~충칭(重慶)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는 '대우(DAEWOO)'마크가 붙어있다. "대우자동차가 판매한 버스겠거니"하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게 아니다.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고속버스 회사다. 중국과 지난 95년 8월 5백35만달러씩 투자해 설립한 이 회사는 대우인터내셔널 청두운수법인. 이 법인은 지난달 말 서울 본사로 73만달러를 부쳐왔다. 배당금이다. 청두법인은 지난해에도 77만달러의 배당금을 보내온 '효자 해외법인'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이렇게 해서 해외투자법인에서 받아들인 배당금은 지난 상반기에만도 1천3백62만달러에 이른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역시 버스회사. 청두법인을 비롯 상하이 운수법인도 올들어 53만달러의 배당금을 보내왔다. 설립한 지 6년 된 난징 톈진 시안 등 3개 지역 운수법인들도 올해 첫 배당이 기대된다. 중원을 누비는 고속버스 회사 가운데 최고의 위치에 서겠다는 게 대우의 목표다. 청두법인의 경우 지금은 영안모자의 소유가 돼버린 구이린(桂林)대우자동차에서 구입한 고속버스 40대로 청두~충칭간 노선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종업원 수가 3백38명이나 된다. 특히 이 회사는 운수사업 외에 자체 터미널 운영을 통한 터미널사업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매표 수입의 10%를 수수료로 챙기고 있고 차량정비소에 호텔까지 운영하는 복합터미널이다. 청두의 10여개 고속버스터미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3년째 이 회사 대표로 있는 조동근 부장은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 정책으로 법인세와 재산세를 한푼도 안내고 있으며,수입원이 안정적이어서 내년에는 1백만달러 이상의 배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2개 합작운수법인이 보내오는 배당금은 중국보다 많다. 이 중 52대의 고속버스와 6백73명의 종업원을 두고 있는 '대우파키스탄 익스프레스 버스서비스'는 1백4만달러의 배당금을 송금해와 대우가 투자한 해외 버스회사 가운데 배당 1위를 기록 중이다. 버스회사만 짭짤한 게 아니다. 제지회사와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도 이제 제법 많은 배당금을 보내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선전이 눈에 띈다. 1∼6월 중 68만달러 등 올해 총 2백만달러의 배당이 예상되는 헤이룽장성 무단장제지법인(대우제지유한공사)은 계획대로 내년에 차스닥(중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면 이 회사 최대 캐시카우(현금수입원)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덩어리가 큰 자원개발 가운데 페루 유전(지분 11.67%)과 오만 천연가스(LNG,1%),파푸아뉴기니 발전소(49%),필리핀 비료공장(10%) 등지의 1∼6월 중 배당금 합계액은 1천52만달러로 전체 해외법인 배당금(1천3백62만달러)의 77.3%를 차지하고 있다. 이태용 사장은 "해외투자법인이 확보한 수익성은 대우의 핵심 역량인 해외네트워크와 현지화 노력의 결정체"라며 "올해 2천만달러 이상의 배당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전세계 60여개국에 47개의 투자법인과 47개의 무역지사,6개의 무역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SK글로벌 LG상사 현대종합상사 등 종합상사들이 사업구조를 내수 위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