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법원 형사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10일 자신이 다니던 사찰에 거액의 시주를 기부토록 기업체(SK텔레콤)에 요구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됐던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SK텔레콤은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에 따라 불리한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피고가 시주를 권한 것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시주의 대가로 선처를 부탁했던 SK텔레콤의 취지 역시 의례적인 인사말이 아닌 부당한 청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사적인 이익을 도모하지 않았고 SK텔레콤 처리가 청탁 등에 따라 유리하게 처리되지 않았으며 피고가 30여년을 국가와 사회에 헌신해 온 점 등을 감안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