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복합쇼핑몰인 굿모닝시티 분양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정치권으로 확산되면서 '대형게이트'로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A8면 10일 굿모닝시티의 상가 등을 계약한 일반 피해자들의 모임인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회장 조양상)'는 굿모닝시티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 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을 통해 국민은행 대출로비를 시도한 물증이라며 굿모닝시티 내부자료를 공개했다. 검찰은 현재 굿모닝시티의 전직 고문과 전·현직 회계담당자 등 10여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다. 이날 굿모닝시티 분양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윤창열(구속) 굿모닝시티 대표로부터 2억2천만원의 공식 후원금 외에 추가로 4억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조만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대표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경우 여권의 신·구파 갈등 등과 맞물려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수사 진행상황=굿모닝시티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5월.검찰은 윤창열 대표가 지난 2001년 9월 부지매입 및 서울시 건축심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을 시작,총 3천여명의 투자자들로부터 3천4백76억원의 분양대금을 거둬들여 이를 계열사 확장 및 벤처회사 투자 등으로 유용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윤씨가 회사자금 3백5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지난달 30일 윤씨를 구속했다. 이와 함께 윤씨가 중견 건설업체인 ㈜한양을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뇌물이 건네진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5일 윤씨로부터 "㈜한양 소유의 부동산 가격을 낮춰달라"는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권해옥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과 같은 명목으로 5천만원을 받은 한기호 전 주공 총무이사를 구속했다. 박종원 ㈜한양 사장은 윤씨와 공모해 이들에게 뇌물을 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하고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의혹 투성이=굿모닝시티의 분양 및 인허가,사업확장 등 모든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분양 과정에서 분양대금 3천4백76억원의 행방이 묘연하다. 폭력조직으로부터 유입된 8백억원가량의 사채에 대한 이자로 5백억원이 지급됐다는 의혹과 함께 전직 임원들의 전별금으로 1백억원이 유용됐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제2금융권에 7백10억원을 대출받기 위한 로비자금으로 수백억원의 분양대금이 유용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굿모닝시티가 5차례에 걸쳐 서울시 건축심의를 받은 후에야 조건부로 통과됐다는 점에서 서울시 및 교통환경영향평가단에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아울러 윤씨가 점포 분양과정에서 견질계약 및 이중계약을 통해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인허가 및 한양 인수 청탁 목적으로 정치권 및 검찰,경찰에 로비했다는 의혹도 앞으로 밝혀야 할 과제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윤씨가 지난해부터 16차례나 형사입건됐음에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태풍의 핵,정치권 로비의혹=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굿모닝시티 사장 윤창열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4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의도 정가에 메가톤급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정 대표가 민주당 신·구주류간 신당갈등의 중재역을 하고 있어 여권 내부의 권력다툼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 대표측은 정치후원금으로 2억2천만원을 받은 것은 시인했었으나 4억원 추가 수수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