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황제 허브 코헨.그의 신간 '이것이 협상이다'(전성철 옮김,청년정신,1만3천원)는 협상론의 결정판으로 평가된다. 카터와 레이건 미국 대통령 테러 자문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 책에서 지난 40년동안의 실전경험을 구체적인 사례들로 녹여낸다.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오직 대화와 양보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시도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무력 행사 위협을 카드로 활용할 때 더 좋은 외교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권유한다. 대북 협상에서 강경책과 회유책을 조화시키라는 얘기다. 그는 협상의 원리가 국가의 외교·통상이나 기업의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노사관계나 가족관계 물품 구입 과정까지 우리 삶의 80%이상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그는 협상의 요소 가운데 뜻밖에도 '겸손의 미덕'을 맨 앞자리에 놓는다. 상대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데는 이보다 더 좋은 '훈풍'이 없다는 얘기다. '타이타닉의 원칙'은 어떤가. '협상 과정에서 눈에 보이는 것,즉 상대방의 요구나 입장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관련된 정보를 얻고 경쟁적인 '제로섬'보다 상호협력적인 '플러스섬'게임을 하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여드름 법칙'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관계있는 것만 본다. 자신의 결점에 사로잡히면 그 생각이 상대에게 전달된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낙관적인 믿음이 협상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협상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나면 협상의 핵심변수 3가지(TIP),즉 시간(Time) 정보(Information) 힘(Power)을 활용하기도 수월하다. 저자는 자신의 내부적인 패배 요인(4F) 을 극복하라고 권한다. 결국 그는 성공과 실패에 이르는 모든 협상의 원리를 안팎으로 들춰보인다. 그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선택할 교훈은 '삶의 협상 과정에서 보다 많은 결실과 행복을 얻으려면 자신과의 협상에서 먼저 이기도록 하자'는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