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엔 리얼리티 또 한컷엔 판타지..가나아트센터 '사진·영상 페스티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늘부터 회화는 죽었다.'
1839년 사진이 발명되자 프랑스 화가인 폴 들라로쉐가 한 말이다.
하지만 사진이 회화를 대신하기는 커녕 미술의 한 장르로 부상한 것은 그로부터 1백50여년이 지난 80년대 들어서였다.
오랫동안 풍경사진이 주류를 이루던 사진은 최근들어 회화나 영상미디어와 융합되는 등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뉴욕에서 열린 아모리쇼에서는 거래된 미술작품의 50%가 사진과 영상 관련 작품이었다.
18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제3회 사진·영상 페스티벌은 사진과 그림,사진과 영상 등 장르를 넘나드는 현대 사진·영상예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기획전이다.
지난해 제2회 페스티벌이 안드레아 거스키,토마스 루프 등 사진예술을 주도하는 거장들의 대표작을 보여주는 전시였다면 이번에는 활발한 활동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30,40대 젊은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다.
가나아트센터의 김효선국제업무팀장은 "초대 작가들은 베니스비엔날레 카셀도큐멘타 퐁피두센터 등에서의 전시를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유망주들"이라고 소개한다.
유럽 아프리카 북미 남미 아시아대륙의 12개국에서 활동하는 20명 작가의 사진과 영상작 70여점을 선보인다.
'금지(Forbidden)'를 주제로 '금지된 허구''보이지 않는 풍경''비디오 포럼'의 세가지 접근 방식으로 현대사진을 탐구한다.
'금지된 허구'는 현실에서 포착한 이미지와 연출된 이미지의 합성 사진작업을 통해 90년대 포스트모던 사진의 미학을 조명한다.
프랑스 여류작가인 데지레 돌롱은 디지털 작업으로 물감과 붓으로 그린 회화적 고요함을 보여주는데 '쿠바 프로젝트'는 지난해 파리포토에서 가장 뛰어났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풍경'은 모더니즘 전통을 유지하면서 자연과 도시 풍경을 렌즈에 담은 작품들이 소개된다.
작가의 내적 심성으로 재해석된 보이지 않는 풍경이다.
수직과 수평의 기하학적인 구성,엄격한 정면이 강조되는 스테판 쿠튀리에(프랑스)의 사진은 초점이 부재하는 느낌을 주면서 매우 상징적으로 보인다.
'비디오 포럼'은 사진과 영상매체와의 연계성을 시도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멕시코의 카를로스 아모랄레스의 비디오 작업은 프로 레슬러나 슈퍼마리오 등 유별난 캐릭터를 창조하고 그 모습의 마스크를 착용하여 관객과 함께 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이를 녹화한 것이다.
8월31일까지.(02)720-1020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