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트프와 NHN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하다. "황제주" SK텔레콤에 이어 "왕자주"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신경전이다. 한동안 NHN이 2위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으나 엔씨소프트가 거세게 도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 및 새 게임 "리니지2"로 옛 영화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으며 NHN은 실적개선 및 인터넷업종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왕자주"자리를 내줄 수 없다고 다짐하고 있다. 3개 종목의 액면가는 모두 5백원으로 5천원으로 환산할 경우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한국증시의 "지존"으로 불릴만 하다. ◆2위자리 엎치락뒤치락=11일 증시에서 SK텔레콤에 이어 절대주가 측면에서 2위 자리를 놓고 NHN과 엔씨소프트간 양보할 수 없는 전쟁이 벌어졌다. NHN이 미국 야후의 약세반전으로 인해 주춤거리는 사이 엔씨소프트가 치고 나갔다. 엔씨소프트는 장중 17만원대를 돌파하며 지난달 9일 빼앗긴 2위자리를 되찾는듯 했다. NHN은 장중 대부분 16만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NHN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NHN은 16만원대 초반에서 전열을 가다듬어 반등을 시도했다. '한국 인터넷업체는 미국 인터넷업체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 장 막판에 오름세를 탄 끝에 16만8천5백원에 마감됐다. 엔씨소프트의 16만8천원을 간발의 차로 누르고 2위자리를 지켜낸 것이다. ◆기세는 용호상박=두 회사 주가를 밀어올리는 힘이 모두 만만치 않다. NHN의 경우 분기별로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 상승탄력의 근원이다. 대우증권은 NHN이 올해 내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보이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세배 가까이 증가한 6백58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5백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회사라는 점이 저력이다. 여기에 두가지 모멘텀이 추가됐다. 엔씨소프트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제휴한 것이 하나며,새 게임 '리니지2'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점이 또다른 모멘텀이다. JP모건 미래에셋 우리증권 등은 이러한 점 때문에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20만원 이상으로 대폭 높였다. ◆'왕자들의 반란'이 일어날까=현재 SK텔레콤 주가는 21만3천원.두 회사 주가보다 26% 정도 높은 수준이다. IT주의 무차별 상승이 이어지던 2000년 초엔 새롬기술 다음 등이 SK텔레콤에 도전했다가 무참히 짓밟혔다. 하지만 이번엔 실적과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회사의 도전이라는 점이 당시와 차이점이다. SK텔레콤도 SK글로벌 위기를 이겨내고 2분기 사상 최고 이익을 예고하고 있어 두 회사의 도전에 기꺼이 응전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