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11일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로부터 4억2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시인한데 이어 폭발성 있는 대선자금 2백억원 모금을 거론,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정 대표가 말을 뒤늦게 번복했지만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으며 검찰이 대선 자금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여권 전체가 격랑 속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신당추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노무현 대통령 주변 인사의 실명까지 거론돼 청와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정 대표 자금수수 시인과 거취=정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신상발언을 통해 "윤창열씨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은 총 4억2천만원이며,대선 때 받은 2억원 외에 지난해 대표경선 당시 2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대표 최고위원 경선 때 집에서 윤 사장으로부터 2억원을 받아 당시 선대본부장에게 직접 전달했고,보좌관에게 영수증 처리를 부탁했는데 알아보니 영수증이 발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대선 후원금 2억원 외에 단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는 아울러 "대선 후원금 2억원을 받아 1억5천만원은 영수증 처리를 했고 5천만원은 중앙당에 영수증 발급을 요청했으나 아직 안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차례 후원회에서 2천만원을 받아 영수증 처리를 했다고 덧붙이면서 "후원금을 받았으나 어떤 청탁이나 요구도 받은 일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당 및 동지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면서도 대표직 고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여권 고위관계자가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나라면 당장 그만 두겠다"고 정대표의 사퇴를 간접 촉구하는 등 사퇴론도 제기되고 있어 거취는 대단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대선·경선자금으로 불똥=정 대표는 따로 기자들과 만나 "대선 때 이상수 총장에게 준 돈이 10억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가 한발 더 나아가 2백억원을 거론했다. 그는 대선잔금에 대해서도 "30억∼40억원이 남았다고 들었는데 최근 10억원밖에 안남았다고 하더라"며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정 대표는 또 "나는 경선 때 한자릿수 단위(억대)로 막았지만 다른 후보들은 몇 십억씩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불똥이 다른 후보자들의 경선자금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경선 당시엔 "일부 유력후보가 수십억원을 썼다"는 설이 파다했다. 실제 김근태 고문이 "경선자금으로 2천만원을 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한 게 검찰수사로 이어져 지금 재판을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여권 전체가 검찰수사의 '태풍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대선자금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돼지저금통 선거'를 자랑했던 노무현 대통령도 도덕적 타격을 입게 됐다. 신당흐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 대표가 물러날 경우 구당파의 박상천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된다. 자연 신당파의 당 내 입지가 줄어들면서 신당행보의 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강경파들이 집단 탈당해 신당 행보가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15명 정도 의원이 탈당을 결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재창·박해영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