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닌빈호아루'] 나룻배 유람 … 무릉도원 따로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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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제1의 절경은 하롱베이다.
하노이에서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하롱베이는 '바다의 계림(鷄林)'이라 불리는 곳.
신이 한껏 솜씨를 부려 잔잔한 바다에 뿌려 놓은 듯 절묘한 조화를 이룬 3천여개의 섬 사이를 유람하는 맛이 그만이다.
최근에는 닌빈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닌빈은 하노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도시.
규모면에서는 하롱베이에 뒤지지만 주변 풍광과 운치가 하롱베이에 못지 않다고 해서 '작은 하롱베이','육지의 하롱베이'로 불리는 곳이다.
닌빈의 절경은 왕복 20리 정도의 좁은 수로를 따라 이어진다.
닌빈 외곽의 호아루에서 '삼판'이란 나룻배를 타고 유람을 시작한다.
삼판은 한사람이 노를 젓고 다른 한사람은 장대로 강바닥을 찍어 방향을 조정하며 나가는데,부부나 부자 또는 모녀 뱃사공이 대부분이다.
수로 주변으로 벼가 가득한 전원풍경이 마음을 가라앉혀준다.
크고 작은 바위산으로 이어지는 먼 산줄기는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때때로 나타나는 수상가옥 사람들은 여유 있는 미소를 머금고 손을 흔들어 준다.
요란한 오리떼의 행진은 느릿해진 마음을 화들짝 깨워 준다.
너무 평화로워 지루해질 때쯤 삼판 유람의 백미로 꼽히는 수상동굴지대 빅동과 탐콕에 이른다.
빅동은 이 일대 동굴 중에서 가장 큰 천연동굴.
18세기 투둑왕이 주변 풍광에 반해 '베트남에서 두번째로 아름다운 동굴'이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벼랑 끝에 걸린 동굴의 원형 지붕과 고대 무덤들이 주변 풍광을 아름답게 연출한다.
빅동에서 두시간 정도 더 가면 항카,항하이,항바 등 세개의 동굴로 이뤄진 탐콕지대가 나온다.
형태와 색깔이 다른 종유석과 석순들이 각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항카동굴이 주변 경관이나 규모면에서 으뜸이다.
오랜 옛날 바다였음을 알 수 있는 이 동굴 천장에 매달린 종유석이 신비롭기만 하다.
수면 위에 비치는 동굴 모습도 넋을 잃게 한다.
삼판 유람이 끝날 때쯤 사공들이 손으로 꽃수를 놓은 탁상보와 손수건 등이 담긴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물건을 가득 실은 배들도 모이면서 즉석 수상시장이 열린다.
닌빈시내 여행도 이채롭다.
닌빈 특히 호아루지역은 베트남 봉건왕조의 도읍으로 역사적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왕궁터에는 원형이 잘 보존된 딘킨사원과 린킨사원을 볼 수 있다.
프랑스인들이 지은 유럽스타일의 건물도 눈에 띈다.
프랑스 식민지 당시 부유층들이 즐겨 찾았던 휴양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닌빈 호아루지역은 또 베트남 사람들이 민족정기의 온상으로 여기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서구의 침략에 맞서 싸운 것.
베트남전 당시에는 미군 포로를 숨기고 심리전을 전개하며 전세를 뒤집은 거점으로 여기고 있어 자유와 독립을 향한 베트남인들의 열망을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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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대한항공(주 6회)과 베트남항공(주 4회)이 하노이 직항편을 운한다.
비행시간은 5시간 내외.
하노이에서 닌빈까지는 자동차로 2시간 걸려 당일관광이 가능하다.
한국 보다 2시간 늦다.
화폐단위는 '동'.
1달러에 1만5천동 정도 한다.
국물이 걸쭉한 베트남 쌀국수가 입맛에 맞는다.
전통만두 차조도 먹을만 하다.
하노이에 5곳의 한인식당이 있어 입맛이 아주 까다로운 사람도 문제 없다.
발마사지를 받아본다.
10달러 정도면 하루의 여독을 풀수 있다.
트랜스아시아(02-730-3008),호성투어(02-319-2511)등의 전문여행사가 베트남여행을 안내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