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I&C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8백9억원으로 전자상거래 매출 산정 기준이 판매액에서 수수료로 바뀐 점을 감안할 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증가율이 38%에 이른다. 이런 성장세는 특히 시스템 통합(SI)업종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어서 더 빛난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 그 배경이다. 신계계 백화점,할인점 이마트 등 계열사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통 관련 SI사업에 집중,이 부문 국내 선두업체로 올라섰다. 안정된 사업 구성(포트폴리오)도 실적성장 요인이다. SI업체로 분류되긴 하지만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유통 전자문서관리 등 비(非)SI사업 비중이 50%에 달한다. 이들 사업이 수주에 목을 걸고 있는 SI사업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6.8%로 동종업계 평균보다 50% 이상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부문의 빠른 성장이 수익률 향상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계열사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이 사업은 현재까지 적자를 내고 있다. 작년의 경우 적자 규모가 월 평균 1억7천만원,연간으론 20억원에 달했다. 작년 전체 순이익이 5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적자폭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적자 규모는 월 평균 7천만원으로 급감했다. 회사측은 올 4분기 중 월 기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11위인 네티즌 방문객 수를 연말 7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적자부문이 효자사업으로 탈바꿈하면서 회사 전체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회사측이 올해 잡고 있는 1백12억원(작년 대비 38% 증가)의 영업이익과 77억원(45% 증가)의 순이익보다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실적 호조세에 비해 주가 움직임은 그리 신통치 않다. 현재 주가(2만4천원)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은 5.3배로 코스닥시장 평균(12∼13배)은 물론 같은 업종 평균(8배)보다도 저평가돼 있다. 특히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고려한 PER는 코스닥 최저 수준이다. PER를 EPS성장률로 나눈 신종 지표 '페그(PEG)'는 0.1에 불과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해마다 늘어나 올해 29.5%에 달하는 점도 저평가됐다는 지적의 배경이다. 이같은 점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은 올초 5%선이던 지분율을 13%대로 끌어올렸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