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예술···거침없는 정욕 .. '피카소의 예술과 사랑'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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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마지막에는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그것이 어떤 사랑이든간에."
현대 미술에 가장 많은 영향력을 미쳤던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가 생전에 남긴 말이다.
피카소는 늘 여성을 필요로 했고 여성은 그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서울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피카소의 예술과 사랑'전은 사랑 성 욕망에 대한 피카소의 예술적 감성이 잘 표현된 판화 2백5점을 소개하는 전시다.
피카소가 남긴 다양한 장르 중 자전적 요소가 직접적으로 드러난 작품들이기도 하다.
출품작은 스페인 금융그룹인 방카하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볼라르 판화집'과 '347 판화집'에 수록된 것들이다.
피카소의 솔직하면서도 익살스러운 표현,대가로서의 예술적 고뇌,여인들과의 사랑,젊음과 늙음에 대한 사색 등 인간적인 면모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87세 되던 해에 제작한 '라파엘과 라 포르나리나' 연작은 르네상스의 대가 라파엘이 모델이었던 라 포르나리나와 정사를 벌이고 있고 커튼 뒤에는 교황 율리우스 2세와 추기경,침대 밑에는 라파엘의 성공을 시기하던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숨어 이 광경을 훔쳐보는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성적 예술적으로 무력해진 피카소의 심리를 나타낸 것인데 직접 행동하기보다는 훔쳐보는 입장이 반영됐다.
피카소는 정치 사회적인 이슈 등을 다루기도 했지만 "예술은 한번도 정숙한(chaste) 적이 없었다"는 자신의 말처럼 삶과 사랑,성과 욕망이 주된 관심사였다.
출품작은 '초상화''조각가의 작업실''화가와 모델''라파엘과 라 포르나리나''서커스''누드' 등 10개 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9월14일까지.(02)771-238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