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청풍명월' .. 살육의 시대···두 친구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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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과 최민수가 주연한 한국 무협액션영화 '청풍명월(淸風明月)'(감독 김의석·제작 화이트리엔터테인먼트)이 16일 개봉된다.
이 영화는 인조반정(仁祖反正)이란 역사적 사실과 무인(武人)양성소 '청풍명월'이란 허구를 결합해 만든 작품.와이어 액션의 현란한 몸놀림과 자로 잰 듯한 정확한 무예솜씨를 보여주는 중국식 무협영화와는 달리 거칠지만 사실적인 무협액션으로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게 특징이다.
이야기의 중추인 인조반정은 1623년 서인(西人) 일파가 광해군과 대북파를 몰아내고 능양군 종(倧)을 왕으로 옹립한 사건이다.
반정으로 인해 상반된 길을 걷는 두 친구 지환(최민수)과 규엽(조재현)은 역사의 굴레에 매여 있는 인간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반정의 희생자를 대표하는 지환은 반정 공신들을 연쇄 살해하는 자객으로,규엽은 숱한 인명을 살상하고 새 왕을 옹립한 반정 공신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반정의 극한 상황에서 지조와 명분,목숨과 실리를 놓고 갈등하는 인간들을 포착한다.
스승의 딸 시영과 지환의 사랑은 영화의 이완장치다.
시영이 자신을 훔쳐보는 지환에게 단도로 상처를 입힌 뒤 손수건을 건네주는 장면은 '상처와 위안'이란 사랑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했다.
주교(배를 연결시켜 만든 다리) 위에서의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규엽이 지환과 동행키로 결정하는 것은 사실적이라기보다는 낭만적 설정이다.
그가 지환을 처단하거나 지환으로부터 죽임을 당했다면 역사와 인간 존재의 비극이 한층 뚜렷하게 드러났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 장면에서 목과 팔다리가 잘리는 장면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이 영화의 흠이다.
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