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톱골퍼 우승하고도 '빈손'..올 국내 6개대회중 2개만 상금 지급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 여자프로골퍼들은 뭘 먹고 사나?'
올시즌 획득한 상금이 별로 없는 중하위권 선수들 얘기가 아니다.
이름만 대면 알수 있는 국내 간판급 여자골퍼들의 속사정이다.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상위에 들고도 상금을 손에 쥐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자골프대회는 올들어 5개 열렸다.
현재까지 3개가 치러진 남자대회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듯하지만 실속은 오히려 못하다.
5개대회중 상금이 선수들에게 전해진 것은 2개대회뿐이다.
그것도 이 문제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회장 조동만) 인터넷사이트 게시판에 노출되기 시작한 최근에야 지급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한테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상금랭킹은 이미나(6천5백84만원) 전미정(5천45만원) 안시현(4천5백44만원) 김주미(4천4백74만원) 정일미(3천6백73만원) 순이지만,그야말로 이들은 '장부상 톱랭커'에 불과한 것.
상금지급이 늦어지면서 선수들은 출전 및 훈련경비를 자비로 댈 수밖에 없다.
대회가 끝났음에도 선수들이 상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스폰서 및 대행사들의 열악한 환경에서 비롯된다.
경기침체로 골프대회를 개최하려는 기업들이 줄어들자 협회나 대행사측에서는 상금과 대회경비를 어음(보통 90일)으로 받는 조건을 스폰서측에 제시한다.
스폰서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죽하면 협회 회장과 관련 있는 한솔레이디스오픈조차 대회가 끝난 지 한달이 다 돼가는 데도 상금을 주지 못했다.
대행사들은 어음을 할인할 능력이나 현금 보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기까지 상금지급을 미룰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하나는 스폰서들이 대회 직후 상금을 대행사에 지급하더라도 대행사들이 자금난을 이유로 그것을 최대한 보유하고 있다가 몇개월 후에야 선수들에게 주기 때문.
레이크사이드오픈이나 김영주골프오픈이 이에 해당한다.
선수들이나 골프관계자들은 이것이야말로 시급히 시정해야 할 대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들은 "대행사들의 어려움은 알지만 선수들의 '노동 대가'인 상금은 제때 지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톱랭커 가족인 A씨는 "6개 대회중 지난주까지 상금입금이 확인된 것은 한개 대회뿐"이라며 "모든 비용을 여러 카드로 막고 있는데 이러다가 카드 불량거래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