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oday] 구름걷힌 동부그룹 : 반도체 뜨니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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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경영에 큰 부담이었던 반도체 사업이 안정된 자리를 잡으면서 그룹의 도약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동부건설 동부화재 등 주력 계열사의 어깨를 짓누르던 동부아남반도체가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급속도로 정상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동부그룹은 올해초만해도 동부아남반도체에 대한 편법지원 의혹에 시달렸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공장가동률이 급상승하고 수익전망도 밝아지자 구설수마저 사그러들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추진해온 경영혁신의 성과로 각 계열사의 실적이 빠르게 호전된 것도 동부그룹의 약진에 한 몫을 해내고 있다.
<>실적.주가.신용등급 3박자 약진
모기업인 동부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1조5백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2천5백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4백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동부제강은 사상 최고의 실적이 예상된다.
철강가격의 급상승과 아산만 공장의 완전 정상화가 맞물리면서 올 1.4분기 영업이익이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4백1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만 8백억원을 기록,"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가 확실시 된다.
동부한농화학도 최근 유화제품의 가격상승과 대북비료의 매출증가로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같은 기간보다 1백70억원이 증가했다.
금융계열사들도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업계 최초로 보험영업이익을 실현한 동부화재는 2003년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는 당기순익 1천3백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 4~5월 두달간 1백75억원의 투자영업이익을 올리며 2백8억원의 당기순익을 실현했다.
주가 및 신용등급 평가도 눈에 띠게 좋아지고 있다.
특히 동부그룹 주가는 반도체 가격에 달려있다는 주식 시장의 정설을 확인이나 하듯 동부아남반도체의 주가 상승이 계열사 주가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7일 동부제강과 4일 동부화재의 주가가 각각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동부건설도 연초대비 24.6%(지난 11일 종가 기준)나 올랐다.
한국신용정보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기관들도 잇따라 동부제강 동부한농화학 동부건설 등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꾸면서 한 단계씩 올렸다.
<>성과주의 가속화
동부는 올해 인사제도를 전면 개편하면서 임원직급을 기존 6단계에서 상무-부사장-사장으로 대폭 단축했다.
우수인재의 발탁과 능력에 따른 성과주의형 인사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직급에 의한 서열화가 조직의 탄력성을 떨어뜨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최고위층의 판단도 반영됐다.
재계에서는 자산규모 11조5천억원으로 재계 순위 13위인 동부그룹이 반도체와 생명공학 등 신사업 분야의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했다.
동부 관계자는 "그동안 계열사의 주가와 신용등급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해온 반도체의 경영여건이 호전되면서 이제야 실적에 따른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이후 성과주의 경영시스템이 안정화되고 반도체가 추진중인 대형 전략적 제휴업체의 추가확보가 가시화될 경우 전 계열사에 외부 평가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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