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프로골퍼 1호'로 유명한 탤런트 류용진씨(38)는 "1호로 세미프로가 된 만큼 투어프로도 1호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류씨가 골프에 입문한 것은 지난 86년. '골프신동'은 아니었고 1백타를 깨는데 1년 정도 걸렸다. 하지만 이후 3년간 골프에 푹 빠졌다. "골프가 제게는 잘 맞더라고요.당시 박지은 이선희 프로들과 어울리면서 열심히 골프를 쳤지요.하루에 볼 3천개씩 치고 그랬으니까요.돈이 없어 어깨너머로 '동냥 레슨'을 받았지요." 91년 KBS에 입사한 류씨는 방송계에서 알아주는 '싱글골퍼'로 이름을 날렸다. 그가 프로골퍼에 도전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97년 SBS-TV '사랑하니까'라는 드라마에서 프로골퍼 역할을 맡으면서부터였다. 촬영 때문에 서울 서초동의 '꽃마을 연습장'을 자주 갔는데 거기서 현재 미PGA투어프로인 최경주 프로와 국내투어프로인 김완태 프로의 권유를 받게 됐다. "당시 70타대 초중반 스코어를 내고 있었어요.주변에서 자꾸 권해 한두달 준비한 뒤 나가게 됐습니다.그때 예선에서 75타,76타를 쳐 1타차로 떨어졌지요." 자신이 생긴 류씨는 99년 다시 도전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로 비유되는 예선전에서 74타,74타를 쳐 마침내 통과했다. 당시 드라마 출연으로 바쁘던 류씨는 부산 가야CC에서 열리는 본선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부산을 오가느라 비행기만 40∼50번 탔다. 2백30여명이 출전해 1백명이 합격하는 본선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첫날 전반 9개홀에 무려 10오버파를 쳤어요.동반자들은 1∼2오버파정도였습니다.너무 창피해 캐디에게 백을 내려달라고 했지요.그런데 캐디가 말리더라고요.여기는 바람이 많아 스코어가 잘 나지 않으니 끝까지 쳐보라고 하더군요.후반에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볼에만 집중하고 쳤어요.끝나고 나니까 후반 9개홀 스코어가 2언더파여서 총 80타가 됐습니다.동반자들은 81∼82타더군요.첫날 1백5위를 하고 이튿날 77타를 기록해 60위권을 해서 세미프로가 됐지요." 류씨의 베스트스코어는 광릉CC에서 기록한 64타. "전·후반에 버디 4개씩을 잡았어요.64타를 치고 나니 골프가 참 쉬워지더라고요.그 전엔 언더파를 치기가 어려웠는데 그 후로 자주 치게 됐지요." 그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스윙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자꾸 다른 사람 얘기를 듣고 스윙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결혼도 안 한채 이 여자,저 여자를 만나는 것과 같아요.스윙이론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스윙을 사랑하면 볼이 더 잘 맞지요." 류씨는 "투어프로가 된 뒤 골프관련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글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