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오는 18일 제주에서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과연 어떤 발언을 할까. 박 회장이 제주 세미나의 3박4일 일정 중 이튿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랜만에 참여정부의 기업 및 노동 정책과 관련한 소신 발언을 할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재계의 입'으로 통할 정도로 재계 입장을 강한 톤으로 밝혀오던 박 회장은 지난 2월 두산중공업 사태 이후 줄곧 침묵을 지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새 정부 정책을 몇 개월은 지켜본 뒤 7월 제주세미나에서 제대로 이야기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따라서 재계와 정부는 박 회장의 '탐라 발언'에 기대와 경계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대한상의 주례 이사회에서 "제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면 기업정책과 관련해 할 얘기가 많다"며 "과거 정부와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차이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때가 왔다"며 자신의 발언을 예고했다. 그는 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으로서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무산과 관련된 잡음에 대해서도 털어놓을 충분한 소재가 있다"고 상의 임원들에게 전했다. 박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마련한 루트비히 게오르크 브라운 독일 연방상공회의소 회장과의 프랑크푸르트 현지 대담에서 독일식 사회경제시스템의 폐단을 지적하며 시장경제로의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박 회장은 3년전 상의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 '떼법론' '들쥐론' '지네론' '왕사쿠라론' '신정책 강박증' 등 여러 신조어로 경제상황을 비유하며 정책 및 사회현상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