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이 파생상품 거래 손실 부담과 관련, 미국 법원에서 JP모건에 승소 판결을 얻어내는데 금융감독원의 전ㆍ현직 간부 세 명이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동수 전 은행검사1국장(현 JW에셋 상임고문)과 현역인 신달수 보험검사국장, 허창언 보험검사국 팀장. 이들은 대한생명이 지난 99년 3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관리 명령을 받으면서 재산관리인으로 파견됐다. 당시 박 전 국장 등은 대한생명이 JP모건과의 파생상품 거래에서 큰 손실을 입었음에도 별 조치 없이 대손상각 처리한 것을 보고 소송을 제기토록 회사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부실 금융회사에 파견돼 임시 경영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 것. 신 국장과 허 팀장은 "정부가 파견한 재산관리인으로서 손실 보전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한 결과 승산있다는 결론이 나와 소송에 나서도록 한 것"이라며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상대로 한 그 때의 힘든 결정이 이번 승소의 밑바탕이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당시 대한생명은 부채가 자산보다 무려 2조9천억원이나 많은 부실 보험사였지만 JP모건과의 거래에서 입은 6천6백만달러 피해를 구제받기 어렵다고 보고 전액 손실 처리한 상태였다. 이들의 결정을 바탕으로 3년여 소송을 끌고온 대한생명은 최근 미국 법원 판결에 따라 6천6백만달러의 손실부담액 가운데 2천6백45만달러를 돌려받게 됐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보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