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국내 주식은 15일 현재 2조5천억원어치. 이는 6월 한달 순매수규모(2조3천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도 외국인들은 국내에서 순매수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의 매수강도를 더해가면서 이들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 성격을 가진 외국인이 들어왔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율 변동성을 노린 투기세력이 유입됐다는 얘기다. 반면 펀더멘털,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망을 밝게 본 외국인투자자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 증권가 일각에선 이달 들어 외국인 자금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단기투자 성향을 띤 펀드의 투자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입된 외국인자금 일부가 '핫머니'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 대해 두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자금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증권 이원기 전무는 "이달 들어 미국의 주식형 뮤추얼 펀드나 인터내셔널 펀드 등에서의 유입 강도는 약해지는 반면 대만 등 아시아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이머징 마켓 펀드 자금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단기수익을 노리는 자금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 두번째 외국인 순매수가 강화된 시점과 환율 절상 시점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6월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4조8천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중 원화가치도 2.4% 평가절상됐다. 특히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외국인 자금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환율 변동폭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세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매매와 환율 변동성은 인과관계라기보단 상호 보완적인 변수"라며 "그렇더라도 최근 위안화 평가절상 논란이 원화에 대한 환차익 기대심리를 강화시키면서 외국인 매수를 부추기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