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는 숨돌릴 겨를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던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휴가철의 해수욕장이나 수영장 관광지는 번잡하기가 도시의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번잡함이 싫다면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산사(山寺)로 떠나보면 어떨까. 해마다 참가자가 늘고 있는 각 사찰의 여름수련회는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안내한다. 우선 참가대상이 유아,초·중·고교생,대학생,미혼자,일반인,가족단위 등으로 세분화됐다. 프로그램도 육체적인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본격적인 참선 수행에서부터 가벼운 산사체험,봉사,구도문화 기행 등으로 다양하다. 조계종 포교원(02-720-7060)이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신행정보센터 홈페이지(www.ibuddhism.org)를 참고하면 각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전국 사찰의 여름 수련회 정보뿐 아니라 연중 이뤄지는 각종 법회와 기도,성지순례,방생,봉사활동 등의 모든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등 삼보사찰의 여름 수련회는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새벽예불과 참선,발우공양과 다도,운력,독경 및 사경,산행 등의 일정을 소화하려면 새벽 3시부터 저녁 9시 너머까지 빠듯하다. 이들 사찰의 수련회는 경쟁률이 높아 해인사의 경우 일곱차례의 수련회 신청이 벌써 마감된 상태다. 그러나 독특하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갖춘 다양한 사찰들의 여름수련회는 아직도 기회가 열려 있다. 공주 마곡사에서는 위파사나 명상을 체험할 수 있고 해남 미황사에서는 한문 학당을,남양주 봉선사와 해남 대흥사는 각각 숲속 학교와 숲속 마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전남 제석사에서는 요가를,계룡산 무상사에서는 외국 스님과 함께 수행체험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사찰들은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수련회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고 영천 은해사와 서울 능인선원의 경우 가족이 함께 수련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