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 국립대들이 교수 신규임용 과정에서 각종 부정행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난 교육인적자원부 감사결과는 왜 우리 대학이 경쟁력이 없는지 또 하나의 분명한 이유를 말하고 있다. 누가 봐도 결과가 예측되는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는가 하면,자신과 같은 대학 출신에는 최고점을 주고 다른 대학 출신에는 형편없이 낮은 점수를 부여함으로써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례도 있었다. 처음부터 심사평가 항목과 배점기준,연구실적물 인정범위 등은 허울좋은 대외용에 불과했을 뿐 모든 것이 자의적이기도 했다. 사례 하나하나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투명해야 할 교수 임용과정이 이 지경인데 배출되는 학생들의 경쟁력을 말한다는 것이 차라리 우습다는 생각이다. 입학대상 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을 많이 하지만 교수 임용의 불투명성이 말해주듯 근본적으로 우려할 것은 바로 대학 스스로가 초래하고 있는 내부의 위기라고 할 것이다. 대학 내부에 경쟁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교수들의 파벌주의 순혈주의가 문제이고, 대학간 교수이동성이 있어야 한다지만 뿌리깊은 패쇄성이 걸림돌이다. 경쟁력 없는 교수일 수록 기득권에 집착할 것이 뻔한 이치라면 대학의 특성화 구조조정 등은 처음부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모두 따지고 들어가면 교수 임용과정과도 맥이 닿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특히 국립대는 반성해야 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이웃 일본에서 국립대 개혁이 진행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현실 안주 정도가 아니라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대학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한 시대다. 지식기반경제에서 경쟁력은 사람에 달린 것이고 보면 대학의 경쟁력이 곧 산업경쟁력이고 국가경쟁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북아 경제중심, 지역산업 혁신을 말하지만 사실 대학의 경쟁력 없이는 기대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교수 임용과정을 포함한 대학 운영 전반에 걸쳐 자성과 개혁이 있어야 마땅하다.